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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의 시장 접근법이 시사하는 것은?

  도안구 2008. 08. 20 뉴스와 분석 |

‘알약’이라는 무료 백신을 선보이면서 국내 백신 시장을 크게 흔들어 놨던 이스트소프트가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시큐리티인사이트의 지분 100%를 18억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보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번 인수 후 보안 사업에서 2009년 60억원, 2010년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여기서 우선 이스트소프트가 인수한 시큐리티인사이트라는 회사부터 살펴보자.

이 회사는 악성코드를 찾아 제거하는 스파이웨어 제거용 소프트웨어인 ‘PC지기’를 개발했던 비전파워로부터 연구개발과 악성코드 분석, 그리고 긴급대응 전문인력이 분할된 개발점담회사다. 비전파워는 독자적인 보안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동시에 KT메가닥터와 야후툴바와 같은 보안 제품에 안티스파이어웨어 기술을 제공하는 OEM 사업을 병행해 왔었는데 핵심 개발 인력들을 모두 이스트소프트에 넘긴 것이다.

창업한 지 6년된 보안 전문 업체는 보안 사업의 핵심 분야에서 손을 떼고, 오히려 비보안 업체가 이를 인수해 보안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이스트소프트의 보안 시장 접근법은 이전 보안 업체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몇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게임 사업과 웹하드, 알FTP와 알씨, 알약 등을 통해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알시리즈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소프트웨어 판매 뿐아니라 사용자를 확보한 후 이 화면에 광고를 유치하는 독특한 수익 모델도 확보했다.

이런 수익 모델은 알약에 바로 반영됐다. 이스트소프트측은 인터넷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 7월 자료를 인용해 알약 사용자 수가 1185만 995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무료로 제공했지만 1천만이 넘는 사용자층을 확보하면서 광고 모델을 통해 접근이 가능했고, 이후 유료 시장인 기업고객들이 반응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가질 수 있는 사업 모델이 가능해 관련 인력을 아예 인수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백신 업체들이 개인용과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패키지 위주의 접근법을 펴왔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고의 전환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알약의 핵심 엔진도 자체 개발한 것은 아니다. 알약은 루마니아 안티바이러스 업체 소프트윈의 ‘ 비트디펜더(BitDefender)’라는 엔진을 사용한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PC그린 서비스에는 ‘카스퍼스키’ 엔진도 사용되고 있다.

estsoft-ceo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사장은 “안티바이러스에는 비트디펜더 엔진을 사용하고 안티스파이어웨어는 비전파워가 개발한 엔진을 사용합니다. 또 엔진못지 않게 중요한 패턴과 유형분석을 위해서 이스트소프트측도 엔진을 개발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스트소프트측은 “엔진 공급업체들이 전세계적으로 무척 많은 상황입니다. 특정 업체에 종속될 우려도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핵심 엔진을 굳이 개발하지 않더라도 경쟁력 있는 엔진을 가져다가 국내 상황에 맞는 기능들을 제공해 나가면 시장에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굳이 국내엔진 개발을 고수할 상황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엔진 개발과 관련해서 최근 주목할 만한 발표가 있었다. 바로 안철수연구소가 그 주인공으로 안연구소는 ‘V3 365 클리닉 2.0′을 선보이면서 차세대 플랫폼인 ‘V3 뉴 프레임워크’가 적용된 첫번째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다보니 V3 백신 엔진이 무거워졌습니다. 체크 속도를 빠르게 하고 용량도 경량화시키기 위해 투자를 해 왔고, 이번 서비스에 적용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안연구소는 향후 패키지 제품에 사용되는 엔진도 점진적으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두 회사의 시장 접근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누가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포털도 보안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도 뛰어들고 있다. 이런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해 보안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문제가 남았다.

누가 더 고객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하고 적응해 나가느냐는 싸움만이 남아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국내 보안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는 양호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제 진짜 전쟁이 남아 있다. 기업 시장이 바로 그 격전장이 될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개인 백신 시장에서는 상당히 센세이션한 접근 방식을 취했지만 기업 시장 공략과 관련해서는 그 같은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게임의 룰을 바꿨던 이스트소프트가 과연 보수적인 기업 시장에서 국내외 선발 업체들과 어떤 경쟁을 펼쳐 나갈 수 있을까? 그 새로운 도전이 무척 흥미로와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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